# AI UX
[[그래서 인공지능이 대체 뭔가요|그래서 인공지능이 대체 뭔가요?]] 문서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이전 포스트에서는, 인공지능의 기본이 되는 전자계산기(computer)의 원리를 간단히 설명했습니다. 자비스나 아이로봇을 만들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우리의 취향을 인식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설명이 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서비스에 인공지능이 적용됐을 때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는지 여행서비스를 기획한다고 가정하고, 기획 전 분석 단계부터 한 번 알아보려합니다.
그런데 그 전에 먼저, **산업혁명**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 산업혁명
사실, 산업혁명을 최대한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영국의 GDP 성장률이 이전보다 높게 나타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는 매우 차이가 많기 때문에 이 시기에 대해 "혁명"이라는 말을 붙여 이야기할 수 있죠. 그래서 산업혁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좀더 다양한 맥락을 함께 생각해봐야 합니다. 여기서는 삼각무역(경제), 인클로저 운동(사회), 종교개혁(문화)의 세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_아래 설명은 이전 글과 동일하게 "매우 간략화된 설명"입니다. 각 요소마다 시기가 판이하며, 그 외 다른 원인이나 복잡한 인과관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단순 참고용으로만 사용해주세요._
![[Pasted image 20250206212214.png]]
산업 혁명 시대를 이끈 증기기관 | [Nicolás Pérez](https://en.wikipedia.org/wiki/Watt_steam_engine#/media/File:Maquina_vapor_Watt_ETSIIM.jpg)
## 삼각무역
삼각무역이란, 아프리카나 남미 등에서 노예를 구입해서 북미 등 플랜테이션 농장에 공급하고, 플랜테이션 농업지대에서 목화를 수입하여 유럽 대륙에 공급하는 무역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저렴한 목화가 유럽에 공급되자, 유럽의 면직물 산업이 급격히 부흥하게됩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고 가정했을 때([Ceteris paribus](https://en.wikipedia.org/wiki/Ceteris_paribus)), 원자재값의 하락 등으로 생산 비용이 감소하면, 공급곡선은 우측으로 평행이동하게 됩니다. 즉, 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증가한다는 뜻이죠. 이러한 변화는, 산업혁명의 큰 원동력이 됩니다. 한국의 경우, [80년대 3저 호황](http://encykorea.aks.ac.kr/Contents/Item/E0073420)(저유가, 저달러, 저금리) 시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 인클로저 운동
기존 중세 장원제도에서는 목초지에 특별한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농경지에 대해서는 경작지가 중요했지만, 목초지는 단순히 양이나 소 등을 방목하는 공간일 뿐이었죠. 그런데 양모 가격이 상승하자 목초지는 [공유지의 비극](https://ko.wikipedia.org/wiki/%EA%B3%B5%EC%9C%A0%EC%A7%80%EC%9D%98_%EB%B9%84%EA%B7%B9)이 발생하고, 무엇보다 토지 소유자들이 스스로 방목을 통해 양모를 공급하려 시도합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땅에 울타리를 쳐서 경계선을 표시하죠. 결국, 기존에 시골에서 방목하며 살던 사람들은 생산수단을 잃게 되고, 도시로 모여들어 임금노동자가 됩니다. 즉, 도시에는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하게 공급된 셈이죠.
## 종교개혁
그런데 이런 도시화 과정은 종교개혁과 매우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https://ko.wikipedia.org/wiki/%ED%94%84%EB%A1%9C%ED%85%8C%EC%8A%A4%ED%83%84%ED%8A%B8_%EC%9C%A4%EB%A6%AC%EC%99%80_%EC%9E%90%EB%B3%B8%EC%A3%BC%EC%9D%98_%EC%A0%95%EC%8B%A0)에서 볼 수 있듯, 이제 공업과 상업, 심지어 금융업에 종사하는 일 또한 더 이상 "죄악"으로 취급받지 않게되죠. 이렇게 축적된 부는 생산시설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지고, 다른 요소(원자재값 하락, 저임금 노동력 공급 등)와 결합하여 급격한 "생산력 증대"로 이어집니다.
즉, 더 쉽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대규모 생산과 소비가 가능해짐
2. 좋은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어짐
3. 생존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음
즉, 이때부터 사람들은 공산품의 평가 기준에 **디자인**을 넣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산업혁명 시기를 기준으로 현대사회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차이가 커보입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18세기와 21세기를 비교할 수는 없고, 무엇보다 2000년대 초반과 2021년을 비교하기에도 맥락이 전혀 달라보이죠. 왜냐하면, 인류는 특정 시기(대공황, 오일쇼크 등)를 제외하면 항상 경제규모가 성장하고있었고, 기술력의 성장은 (1, 2차 대전 시기를 포함해도)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Pasted image 20250206212236.png]]
인텔 프로세서(점)의 트랜지스터 집적수의 성장과 무어의 법칙 (위쪽 줄=18개월, 아래쪽 줄=24개월) |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EB%AC%B4%EC%96%B4%EC%9D%98_%EB%B2%95%EC%B9%99)
그래서 우리는 기존 산업혁명을 "1차 산업혁명"이라 부르고, 그 이후에 일어난 발전상을 2~4차 산업혁명으로 분류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은데요, 아래 표에서 **디자인 개념** 부분을 유심히 봐야합니다. 바로 UI/UX디자인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 구분 | 키워드 | 요약 | 예시 | 디자인 개념 |
| --- | ----- | ------------------------------------------------------------------------------------------------ | ----------------------------------------------------------------------------- | ----------------------------------------------------------------- |
| 1차 | 규모 | 기계의 발명, 산업화 | 더 큰 마차와 좌석 | 심미성 |
| 2차 | 기술 | 전기, 전화, 대량생산 | 자동차와 비행기 | 조형성, Identity |
| 3차 | UI/UX | [컴퓨터, 자동차, 인터넷, 정보화](https://mets.co.kr/m-lab/story/ces-2019-smarthome-appliance-research/7064/) | [소셜 미디어, 추천서비스](https://mets.co.kr/m-lab/ux/share-your-day-live-stream/6696/) | [[프로토타이핑의 역할\|사용자 중심/경험]] |
| 4차 | AI+UX | [[그래서 인공지능이 대체 뭔가요\|지능화, 인공지능, 개인화]] | [인공지능 비서](https://mets.co.kr/m-lab/ux/chatbot-local-is-our-future/6694/) | [개인화된 경험](https://mets.co.kr/m-lab/precede/the-value-of-vr/6637/) |
만약 여행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고 할 때, 각 단계에서 제공할 수 있는 UX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차 산업혁명** 더 큰 마차와, 고급스럽고 편안한 좌석. 개별 여행에 더 많은 자원(돈+시간)을 투입하여 품질을 높이고(투자),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여행을 가는 방법(규모의 경제)으로 저렴한 여행 비용을 보장한다. 이 단계에서, 여행상품 자체는 가격이라는 단일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
- **2차 산업혁명** 마차가 아니라, 자동차와 비행기를 여행에 사용한다. 여행사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사용자는 여행 잡지 등에서 정리된 정보를 획득한 뒤 여행 상품을 구매한다. 이 단계에서부터 정보가 중요해지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는 많지 않다.
- **3차 산업혁명** 인터넷 쇼핑몰의 추천서비스를 통해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고, 여행코스를 직접 구성하여 떠날 수 있다. 일정관리 앱을 사용하여 여행 코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거나 공유할 수 있고, 여행 기록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을 확장한다.
- **4차 산업혁명** 개인이 휴대하는 전자기기가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내고 인간을 보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까지 다양하게 분석하여, 개별 사용자 취향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 사용자 경험 **개선방안**
산업혁명과 여행 경험이라는 추상적인 이야기 대신, "친구와의 저녁식사"라는 조금 작은 시나리오를 예로 들어,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저녁식사를 위해 특정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 사용자의 행동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약속시간과 장소 정하기
2. 식당 정보와 이동방법 탐색
3. 이동
4. 메뉴 고른 뒤 식사
5. 귀가
이외에도 과정 전후로 일정을 확인하거나, 먹는 중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UX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만, 일단 1~3 과정에 대해서 AI가 개입하여 어떤 제안을 제공할 수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그러면, 각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봅시다.
## 기존 사용자 경험
### 식당 정보 및 이동방법 탐색
저녁 약속시간은 정해졌지만 아직 장소는 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어느 식당에 방문해야 괜찮은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서 리뷰를 보고 괜찮아보이는 곳을 찾거나, 아예 지도나 식당정보 앱에서 별점을 확인 후 방문 장소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메뉴와 가격을 보고, 심지어 이번달에 **카드를 얼마나 썼는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일단 장소가 정해졌으니, 이제 해당 장소로 가는 길을 찾아야합니다. 각 경로와 교통수단별로 이동시간 및 비용을 확인하고, 어떤 방법을 택해야 **덜 힘들까**에 대해서도 고민합니다. 또한, 출퇴근 시간대를 피해서 덜 혼잡한 시간을 택하고 미리 가서 기다리는 등의 방법을 선택합니다.
### 이동
장소와 이동수단 선택이 끝나면 이제 이동할 시간입니다.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나 SNS 타임라인을 보거나,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혹은 그냥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때울 수도 있죠.
그런데 이동 중 **계획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열차가 지연된다거나 사람이 많아서 열차를 놓칠 수도 있고, 가려는 곳에 예약전화를 했는데 쉬는 날일 수도 있고, 가다가 지쳐서 잠시 앉아서 쉬었다 갈 수도 있습니다. 별 일 없이 잘 도착한 다음에도 대기가 너무 길다싶으면 기다리거나 아예 다른 장소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 메뉴 고른 뒤 식사
별 일 없이 자리에 잘 앉았으면 이제 메뉴를 고를 시간입니다. 평소에 가리는 음식이 없다면 좋겠지만, 취향이 맞지 않거나 알레르기가 있으면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죠. 그리고 예산 범위나 당일 재고에 따라서도 선택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음식이 나왔고, 사진도 찍었고, 그래서 잘 먹기가 끝났습니다.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으니, 음식점 리뷰 서비스에 좋은 평가를 남기면 됩니다.
단순히 "친구랑 같이 저녁식사"라는 일정을 소화했을 뿐인데, 이 과정에서 수많은 선택지와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용자는 정보 수집과 연락, 의사결정 등의 과업을 수행하죠. 그런데 여기에 디자인이나 AI가 개입하면, 사용자 각각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UI/UX 관점에서 개선**
먼저, UI/UX 관점에서 살펴봅시다. 사용자 페르소나에 따른 행동을 시나리오로 정리했으면, 이제 각 상황에 맞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됩니다.
먼저, 일정관리 기능이 있습니다. 저녁식사라는 "특정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두고, 해당 일정을 친구에게 공유(혹은 협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현재 위치와 목적지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여 출발 알림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열차가 지연되거나 특정시간이 붐비는 경우, 다른 교통수단을 활용하라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기록관리와 공유 기능이 있습니다.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했으면, 거기에 사진/영상/텍스트 기록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지도 위에서 확인하거나, 시기별로 정리하여 앨범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앨범 안에 음식사진과 친구 사진이 함께 있다면, **{친구 이름}과의 저녁식사**라는 앨범이 될 수도 있죠. 또한 이러한 기록을 잘 정리하여 SNS나 블로그 등에 공유하여 광고수익을 얻기도 합니다.
또한, 자동화 추천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일정을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카드결제 패턴이나 사용자의 위치 기반으로 주변 식당이나 즐길거리를 SNS 타임라인에 표시할 수 있습니다.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쇼핑몰 화면을 개인화하여 보여주는 방식과도 유사합니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기존 앱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습니다.
## **AI+UX 관점에서 개선**
여기서는 UI/UX가 아니라, AI+UX라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1. AI 자체는 화면이 없어, 작동 여부를 사용자가 확인하기 어렵다.
2. AI는 단지 잘 가공된 통계를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적용한 결과와 같다.
3. AI는 (아직) 사용자의 행동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위 세가지 이유는, AI를 바라보는 세가지 관점인 "이해-보조-대체"와 관련이 깊어요.
1. 이해: 인간이 처한 맥락을 수집/정리하여 이해한다.
2. 보조: 이해한 정보를 대량으로 처리하여 인간에게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3. 대체: 인간이 하기 어렵거나 복잡한 일을 대신 처리하고 최적화된 방법을 제시한다.
사실, AI가 할 수 있는 일은 인간 또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우 많은(거의 무한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할 수 있죠. 기계는 인간의 지각능력을 뛰어넘는 센서를 수없이 많이 보유하며, 센서 등으로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자료(데이터)를 취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정보를 매우 짧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고, 이 과정을 지치는 일 없이 꾸준히 처리할 수도 있죠. 또한, 동일한 과업을 할 때 사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_비용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어요. 쉬운 예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소비 전력** 측면에서만 보면, 약 5만 배(20Wh vs 1,000,000Wh) 차이가 나죠._
_대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력대 성능비(TDP 포함)는 계속 나아지는 추세입니다. 아마존의 [창고정리 로봇](https://www.amazonrobotics.com/)이나, LG의 [CLOi 배송로봇](https://www.lge.co.kr/kr/business/product/it/lg-LDLIM10) 등의 연구가 활발한 이유이기도 합니다._
게다가, 처리 기록을 모든 (호환 가능한) 기기가 공유하여 학습하며, 각 기기를 대체하기도 쉬워요. 사람은 어느정도 대체 가능하게 되려면 의무교육 12교육뿐만 아니라 추가교육 4년 정도가 필요하며, 이조차도 완벽하지 않아서 인수인계자는 매뉴얼 만드는데 한 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AI는, 클라우드 등을 통해 환경이 공유되면 즉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Docker(컨테이너)나 VirtualBox(VM), Hyper-V등의 가상화를 적용한다면, 기존에 사용하던 환경을 짧으면 몇 분, 길어야 하루면 구축이 가능합니다.

정보가 웹에 저장되므로 노트북이 파손돼도 상관없다는 크롬OS 광고 | [구글 크롬](https://www.youtube.com/channel/UCL8ZULXASCc1I_oaOT0NaOQ)
### AI를 바라보는 관점
| 관점 | UX | 기능 | 한계 |
| :-- | :------ | :------------------------------- | :----------------------------------------- |
| 이해 | 맥락 이해 | 인간이 처한 맥락을 수집/정리하여 이해한다. | AI 자체는 화면이 없어, 작동 여부를 사용자가 확인하기 어렵다. |
| 보조 | 빅데이터 연산 | 이해한 정보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 AI는 단지 잘 가공된 통계를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적용한 결과와 같다. |
| 대체 | 최적화된 제안 | 인간이 하기 어렵거나 복잡한 일을 대신 처리한다. | AI는 (아직) 사용자의 행동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한다. |
# 그래서 AI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 맥락 이해
### 데이터 수집 및 라벨링
AI는 본질적으로 통계와 동일합니다. 복잡하게 흩어진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고, "X라는 특성을 보이는 사람들은 Y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를 알아내서, 서비스에 적용하는 방식이죠. 쉬운 예시로, "날씨가 더우면 아이스크림이 많이 팔린다"를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 문장 자체는 당연한 상식이지만, 단순 비례에 속하는 기온-판매량이 아니라, 영화나 음식 취향, 심지어 의류나 화장품 브랜드 선택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통계를 사용한 패턴화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이 바로 "선형회귀분석"입니다. 아래 예로 든 그래프에서 붉은 점은 단건으로 수집된 데이터이며, 푸른 선은 해당 데이터의 추세(trend)를 가상의 선으로 나타낸 결과입니다. 특정 날짜의 기온과 아이스크림 판매량을 수집하면, 일기예보를 통해 아이스크림 판매량을 추정할 수도 있게된다는 뜻이죠.
![[Pasted image 20250206213849.png]]
독립변수 1개와 종속변수 1개를 가진 선형회귀의 예 | [위키피디아](https://ko.wikipedia.org/wiki/%ED%9A%8C%EA%B7%80_%EB%B6%84%EC%84%9D)
그런데 이 때, 아이스크림 할인행사나 PPL 등으로 인한 일시적 급증 등으로 잘못된 데이터가 포함되면, 전혀 다른 추정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수학적 방법론이 적용되지만, 가장 쉬운 해결책이 존재합니다.
1. 더 많은 데이터(양적)
2. 잘 정리된 데이터(질적)
그리고 이 분야에서 최고는 역시나 구글입니다. [2020년 AI 연구 지수](https://chuvpilo.medium.com/ai-research-rankings-2020-can-the-united-states-stay-ahead-of-china-61cf14b1216) 기준으로, 구글은 AI 연구에 있어 가장 많은 성과를 보이는 연구집단입니다. 그리고 이 뒤를 MS(6위), 페이스북(8위), IBM(21위)등이 빠르게 뒤쫒고 있죠. 의외로 애플은 순위에서 뒤쳐지는 편인데(86위), Siri 서비스 제공 또한 이러한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자연어 처리(NLP)를 위한 데이터 확충과 함께, 다양한 맥락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죠.
중국은 인건비가 낮아 데이터 라벨링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처리](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9/2019121900144.html)할 수 있어, AI 기술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고, 덕분에 순위가 급상승하는 추세입니다. 한국 또한 통신망이 잘 발달돼있고 인터넷 보급률 또한 세계 최상위권이며, 정부-학계-민간 협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 AI 연구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카이스트 20위, 서울대 44위)
[*넷플릭스 작품을 왓챠에서 추천](https://www.bloter.net/newsView/blt202004010012)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인데요, 왓챠는 넷플릭스에 비해 데이터 절대량은 부족하지만, 데이터의 품질이 높아(사용자가 직접 취향을 기록하므로) 추천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왓챠 추천작은 어지간하면 재미있어요~~*
이렇듯, 사용자에 대한 자세한 정보 수집은 AI 기술 발전에 있어 필수적인 사항입니다. 각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 또한 정보 수집이 목적인 경우가 많죠. 아래는, 각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해당 서비스에서 수집 **가능한** 데이터입니다. (실제로 수집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단체명 | 사진 | 문자 | 결제 | 검색 | 키패드 | 소리 | 밝기(조도) | 게시물(조회) | 운동(가속도) | 위치(GPS) |
| --- | ----- | ------------- | ---- | --------- | ---- | ----- | ------ | ------------- | --------- | -------- |
| 구글 | 포토 | 메시지 | 구글페이 | 검색 | 키보드 | 어시스턴트 | 안드로이드 | GA | 헬스 / 타임라인 | 구글지도 |
| 애플 | 사진 | 아이메시지 | 애플페이 | Spotlight | 글자제안 | Siri | iOS | 앱스토어 커넥트 | 건강 | 애플지도 |
| 삼성 | | 메시지 | 삼성페이 | | 키보드 | 빅스비 | 원UI | | 삼성헬스 | |
| MS | 원드라이브 | SMS Organizer | | Bing | | 코타나 | | Web Analytics | | Bing Map |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상품이 무료로 제공된다면, 내가 상품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재 구글은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구글 서비스 내에서 개인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만약 지금 사용중인 브라우저로 구글에 로그인 되어있다면 [Google 광고 개인 최적화](https://adssettings.google.com/authenticated) 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 단지 활동 기록을 분석했을 뿐인데, 우리에 대한 정보를 꽤 잘 알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수집한 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합하여 사용자가 처한 맥락을 더 구체적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사진 보관 서비스를 예로 들자면, 사진 파일과 함께 기록된 [메타데이터](https://ko.wikipedia.org/wiki/%EA%B5%90%ED%99%98_%EC%9D%B4%EB%AF%B8%EC%A7%80_%ED%8C%8C%EC%9D%BC_%ED%98%95%EC%8B%9D)(셔터속도, 감도, 조리개, 위경도, 시간 등)를 기반으로 풍경이나 인물, 음식 사진 등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자체를 분석하면, 피사체의 속성을 알 수 있고,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여 [어떤 사람인지](https://support.google.com/photos/answer/6128838?co=GENIE.Platform%3DAndroid&hl=ko)와 함께 그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기도](https://azure.microsoft.com/ko-kr/services/cognitive-services/face/#demo) 합니다.
위치/가속도센서/마이크를 조합하면, 그 사람이 이용중인 교통수단을 파악하거나, 어떤 공간(자동차, 개인공간, 미디어 시청 등)에 있는지도 **추측**이 가능하죠. 이를 통해 각 도로의 혼잡도를 파악하거나([스마트폰 99개로 구글맵 속이기](https://www.wired.com/story/99-phones-fake-google-maps-traffic-jam/)), 심지어 통신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대중교통 혼잡도](https://www.boannews.com/media/view.asp?idx=91172)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_이는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상상으로 묘사되는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여러분의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입니다._
## **빅데이터 연산**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를 위치기록과 결합하면 아래와 같은 정제된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 시간/위치별 결제금액
- 경로별 가속도/심박수 분석
- 도로 혼잡도 상황
- 시간대별 대중교통 사용량
- 특정 장소(POI) 선호도 및 키워드
- 개별 사용자 취향분석
- 장소별 사진 촬영 트렌드 및 사용자 표정
- 위치별 SNS 업로드 패턴 분석
이외에도 다양한 통계자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계까지도 단순한 자료에 불과하며, 이 자료를 특정 **관점**에 따라 분석/정제해야 실제로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되겠죠. 다양한 방법이 있겠으나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독립변수간 상관관계 분석
2. 기간(시점)별 패턴화
3. 시기별 추정과 검정
여기까지 진행하면, 여행서비스 기획(최초 목적이었죠?)을 위한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됩니다.
> {특정 사람}이 {특정 기간}에 {특정 지역}으로 {동행인 목록}등 {사람 수}와 함께 여행을 가는데, 전체 예산은 {금액}이다. 최적화된 여행 일정은?
하지만 여기서 다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람은 스스로도 무엇이 최적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인공지능은 사람이 모르는 답을 제공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어떤 여행 코스를 제시했을 때 그것이 좋다/나쁘다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는 답하기 어렵지만, "민트초코쿠키 하나 줄까?"는 쉽게 답할 수 있다는 뜻이죠. ([좀 더 알고 싶으시다면 P-NP 문제를 확인해보세요](https://ko.wikipedia.org/wiki/P-NP_%EB%AC%B8%EC%A0%9C))
즉, 여기서 UX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사람은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직관적으로](https://ko.wikipedia.org/wiki/%ED%9C%B4%EB%A6%AC%EC%8A%A4%ED%8B%B1_%EC%9D%B4%EB%A1%A0) 해결하고, 자신의 경험과 당시의 감정에 따라서 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단순히 MAU(월간 활성 사용자) 그래프만 보기보다는, 사회과학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적용함이 마땅합니다. 작은 개선을 실행하고 사용자 반응에 따라서 개선을 철회하거나 다른 개선을 반복해서 적용하는 방식이죠. 바로, 반복 디자인 과정입니다.
| 사회과학 | UI/UX | 서비스기획 |
| ------------ | ------------ | ----------------------- |
| 가설 수립 | 프로토타입 제작 | 신규 서비스 기획 |
| 연구방법론 정의 | 시나리오/페르소나 정의 | 핵심 성과 지표 설정 |
| 자료 수집 및 분석 | 사용성 테스트 | 광고 유입 분석, A/B 테스트, 퍼널 등 |
| 가설 채택 및 의사결정 | 평가 | 성과 분석 |
지금 당장 최적화된 제안을 제공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반복 디자인 과정을 거치면, 다양한 개선과 테스트를 통해 "더 나은 제안"을 제공할 수 있게됩니다. AI를 적용한 여행서비스 기획 또한 이와 비슷한 과정으로 진행해보려 합니다.
## 더 나은 제안
여행 전/도중/후 우리는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출발한 여행이라도, 현지 날씨나 그날의 컨디션, 그 외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죠. 잘 생각하고 간 곳이 의외로 취향과 맞지 않는 곳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최고의 플랜을 제공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워요. 하지만,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여행을 보조하는 **여행 가이드**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도로 상황과 대중교통 혼잡도, 날씨와 체력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이동 경로를 제안**하고, 이동 중에도 경로 주변에 있는 [장소(POI)](https://docs.microsoft.com/ko-kr/windows/uwp/maps-and-location/display-poi)에 대한 방문시간대별 리뷰/별점 등의 사용자 반응을 탐색하여 **사진찍기 좋은 곳**을 알려줄 수 있죠. 숙박시설이나 식당을 예약한 정보를 여행일정에 자동으로 등록하고, 여행기간동안 촬영한 사진을 하나의 사진첩으로 묶어 다음번 여행에 참고할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사용자에게 제안하기 위해서는, 다시, UX 리서치가 필요해집니다.
## UX 리서치
예를 들어, 특정 코스로 이동하고자 하는 경우 해당 코스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변수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페르소나를 설정하여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도 있고, 개별 사용자 대상 인터뷰를 활용하기도 하죠.
또한, 각 일정에 대해 사용자가 어떤 지점을 **불편하게** 여기는지 확인하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기본 정보는 해당 코스를 사용하는 시간이나 날씨, 각 경로별 고도(경사도)에 따른 필요 체력 등이 되겠죠. 그리고 사용자별 정보는 해당 사용자의 이용 시기(시간/날짜)나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https://en.wikipedia.org/wiki/Socioeconomic_status)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변수를 UX 기획자가 정의하고, 각 변수 간 상관관계를 측정하여 **만족도**라는 임의의 변수를 극대화 해야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매우 많은 데이터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통해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https://ko.wikipedia.org/wiki/%EC%A7%80%EB%8F%84_%ED%95%99%EC%8A%B5)을 요청하면 됩니다.
---
다음 글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실제로 여행과 여행서비스를 분석 단계에서부터 진행하겠습니다.
[[여행서비스 기획|여행서비스 기획]]
---
## Contact
GitHub : [https://github.com/john33fiao](https://github.com/john33fiao)
Email : [
[email protected]](mailto:
[email protected])